4/26 - 우리들과 그녀들의 시각 차이 사소한 망상을 하다

* 이 글은 데이트, 스킨십, 섹스, 짝사랑, 썸 등 직접적인 연애와 상관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여전히 남성과 여성 사이의 인터렉쑌과 관계, 사이 유지에 긴밀히 관계되어 있는 이야기이므로 연애벨리로 보낸다.

여성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종종 듣고 뭔가를 느끼게하는 이야기, 그리고 내가 그걸 어렴풋이라도 이해하고 인정하는데에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린 이야기가 있다. 그게 무엇인고 하니...

여자사람친구들과 이런 저런 대화를 하다가 "내가 예쁘게 꾸미는 것/섹시한 속옷을 입는 것/옷매무새를 신경 쓰는 것/성형 수술을 받는 것 등은 나 자신의 자기만족을 위한 것이지, 남자들/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예쁨/총애/인정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듣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나의 반응은 두 가지였는데, 첫번째는 불신, 즉 "에이~ 거짓말. 말도 안돼. 거짓말 치면 못써!"였고, 두번째는 "어허 통재로다, 뭐 이런 소시오패스 같은 생각을 한단 말인가!"였다.

지금은 저 정도는 아니고 그런 시각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정도이다.

이 입장 차이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생각은 다음과 같다. 내 경험과 주위와의 대화를 비추어보면 남성은 섹스, 섹슈얼함과 자아, 그리고 존재를 딱히 분리 및 독립되어 있는 개념으로 여기지 않는 것 같다. 즉 이걸 거꾸로 좀 억지스럽게 말을 하면, 남성 동지들은 어떤 상황도 섹스로 이어질지 자연스레 생각하게 되고, 섹스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옷 예쁘게 안 입고 머리 깨끗하게 안 자르고 수염 깔끔하게 밀지 않는다 -_ -; 요즘 어느 여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셔츠+구두에서 늘어난 티+낡은 청바지까지 오간다. 다른 조건은 없다.

복학생 때 내가 그리 되더라고? 그렇게 추리닝+등산잠바 쭈구리로 살다가 겟 럭키 하고는 폭망한 이야기는 나중에 해야지.

반대로 여자사람친구들과 이 점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내가 받은 인상은, 여자들의 꾸밈이 의외로 남자들의 운동이나 게임, 장난감과 가까운 포지셔닝을 갖고 있다는 것. 친구인 NHK는 자기 화장품 더미들을 장난감에 비교하며 손에도 살살 발라보고 고르는 재미도 있다고 하였고. 남자들이 남 보여주려고 피규어 모으는 건 아니잖아? 생각해보면 그런 맥락으로 혼나거나 누가 뭐라고 씹선비질 했을 때 반응마저도 비슷하다. "흐...흥! 너 보라고 하는 거 아니거든?"

본인이 문명이나 삼국지 10, 크루세이더 킹즈, 유로파 유니버설리스 등 온라인이 아닌 패키지 게임 속 세상을 좌우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들여대는 게 절대로 남 보여주려고 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 떠올랐다. 아니 사실은 어지간하면 숨겨야지; 내가 중세군주 하악하악 패륜행동 하악하악 포로는 무조건 참수형 하악하악 하는 건 온전히 내가 재미있고 즐거워서거든. 좀 더 보편적으로는 롤!이 있지. 남자애들의 내 똥 굵다의 21세기판이 롤 승률 및 APM수치가 아닐까 싶다.

전에 모님께서 옷입는 거 담배 끊는 거의 이야기를 하시며 결말은 훈훈하게 내셨는데, 그 둘 사이의 비교의 척도가 "담배는 몸에 나쁘지만 이건 내 자유니까..."라고 하시는 걸 보고 위의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있다. 거기에 임신vs복무의 병림픽과는 다르다는 이야기도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병림픽은 나도 원치 않는데다가 나는 이 블로그 올 대부분 사람들에게 돌 맞을 입장을 견지하므로 그 예시 사용을 불허하겠다.(=삭제 후 블럭)

그 논점은 선하지만 옳지는 않다고 (good but not correct) 생각하는데, 그것은 오지랖이라는 절차적인 부분과 건강이라는 결과적인 사항을 뒤섞어놓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에게 개성이 있고, 그를 표현하는 것은 자유이며 타인의 침해를 차단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잊지 말아야할 것은 이 자유가 보편적인 자유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자신이 바라는 외모와 편리성을 추구할 자유만큼 자기 건강 및 생명을 관리 혹은 방치할 자유 역시 갖고 있다. 이 두 가지 자유는 자결권에 의가하여 원칙적으로 동등하게 취급되어야 하며, 귀천 및 상하를 두는 순간 저 자유는 보편적이지 못한 것이 되어버린다.

즉 저 문제는 나는 개성이고 너는 건강, 나는 로맨스 너는
불륜으로 취급하는 국면으로 가기가 쉽지만, 그런 결말은 자유의 훼손으로 이어진다는 것. 상대가 날 온전히 사랑하길 바라면 단명할 상대방 역시 온전히 사랑해야 옳다. 아니면 간섭하려는 주장의 그름을 체계적으로 분쇄해서 아예 의견을 파괴해버리던다.

물논 내가 워낙 원리원칙주의라 이런 것도 있다. 그리고 저 사연 속의 남성분은 훌륭하게 저런 파탄국면을 맞이하지 않고 멋지게 마무리를 지었다지. 그 어느 남자든 자기 여자가 무슨 옷을 입는 게 보기 싫다고 그 여자의 알몸 볼 기회까지 날려먹는 걸 선호할리가 없으니께.

그러니 무슨 소리 하고 싶냐고?
서로 역지사지의 마음을 갖고 만나면 싸울 것도 안 싸울 것이니라, 라는 말이외다. 그리고 논리적으로 삽시다, 감성팔이 및 감정적 협박행위는 딱 질색임.
추가로 싸움 날 거 같으면 단 거 먹고 낮잠 자고 다시 얼굴 보는 것도 추천.
인생 짧고 원수는 많으니 자기 편이랑 와장창하지 맙시다.

덧글

  • 2014/04/26 17:4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4/26 22:4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4/04/27 07:0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4/04/27 10:2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bullgorm 2014/04/26 21:21 #

    여심을 알기 위한 노력이 부족해서인지 자신의 만족을 위한 치장까진 이해를 하겠는데, 그 주장이 편의에 따라 '상대를 위한 노력'으로 일순간 바뀐다는 게 아직은 이해가 잘 안갑니다..

    빽 사고 화장하고 예쁜 옷을 사는 게 남자들 술 마시고 취미생활하는 거랑 비슷하다는 점에선 잠깐 '아~'했다가 그게 어째서 상대방을 위한 노력으로 둔갑을 하는 건지 그 메커니즘이 아직도 이해가 잘 안 되네요..

    예를 들어 제가 프라모델 사면서 상대방에게 이건 다 '널 위해서 내가 노력하는 거야'라고 말한다면 그건 제가 생각해도 제가 미친 게 틀림없는 거 같은 데 말이죠..
  • 카핀 2014/04/26 22:42 #

    일반론과 개별 예시의 차이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다만 남자들과 달리 여자들의 저런 행동이 이해하기 힘든 건,
    여자들의 자기만족을 위한 행동이 남자를 꼬시는 효과를 함께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다르게 보면, 평소에도 이쁘기 위해 꾸미는 건 자기만족이나, 누구를 보기 때문에 안하던 고데기를 좀 더 한다던가, 결전용 속옷을 입는다던가, 이런 걸로 둔갑할 수 있는 거잖아요?
    자기 만족하기 위해 헬스하던 친구가, 여름에 바닷가 갈 철 오기 직전에 포풍운동을 할 수도 있는 것처럼요..?
    저도 여자가 아니라 명확하게는 짚어내기 어렵군요
  • 당근 2014/04/27 00:31 #

    평소에 자기 마음대로 입고 꾸미고 나가는 거랑
    데이트 하러 나갈 때 상대방한테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꾸미는 거랑

    어떻게 같을 수가 있냐며 지나가는 여자사람은 의아해 합니다.
  • bullgorm 2014/04/27 07:38 #

    당근 / 물론 그렇죠. 근데 당근님이 말씀하신 경우에도 보통 상대방이 마뜩찮아 하거나 자신의 취향은 이렇다 이야기를 하면 또 전자의 주장으로 말을 금새 바꾸시더라구요..
  • 이브노아 2014/04/27 17:27 #

    추리닝이나 아무 티셔츠 막 입고 나가는 것보단, 옷차림에 공을 들인 부분이 상대에 대한 배려이자 노력이고...
    근데 남자가 그 옷의 세세한 스타일까지 지적하는 건, 여자의 취향은 존중 안 하는 게 된달까요. 여자의 옷차림은 상대에 대한 배려나 예의임과 '동시에' 취미이자 자기 표현이기도 하니까...

    즉 옷을 정성스레 차려입은 건 예의나 배려일 수 있지만, 갖춰입은 옷의 세세한 취향 부분은 여자 취향의 영역?일까요...?
    내가 너에게 어느정도 예의를 갖췄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양보해 줘-. 내 어떤 모습이든 사랑해 줘-라는 느낌...?;;

    뭐 남자들도 대충 많이 입고 다니지만, 여자들도 어느정도 선에서는 수용해 주기도 하니까요.ㅋㅋ
    그래도 때로 남자가 잘 보이려고 노력한 부분은 그래도 귀엽다고 해 주기도 하고 말이죠(...)

    뭐 결론은 여자는 옷차림이 사회적으로 되게 중요해서 자아와 연결되는 부분도 있고, 취미이자 자기표현이기도 해서 좀더 복잡한 거 같습니다(...) ㅎㅎ
  • bullgorm 2014/04/27 21:29 #

    이브노아 / 이브노아님의 이야기가 살짝 이해가 될 듯 하면서도 뭔가 아리송한 게, 어째 배려를 하는 대상과 받는 대상이 편의적으로 애매하게 뒤섞인 느낌이 드네요.. 상대에 대한 배려라기 보다는 자신에 대한 배려같기도 한 게.. 내가 입고 싶은 대로 입었지만 열심히 꾸몄으니 그건 상대에 대한 노력이고 배려니까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

    그거 금목걸이에 배바지, 일수가방 들고 다니는 아저씨들이 똑같이 이야기해도 통용될만한 논리 같네요.. 남자 입장에선 나름 신경써서 꾸민 모습인데 여자가 그 옷의 세세한 스타일까지 지적하는 건, 남자의 취향은 존중하지 않는 게 된달까요. 남자의 옷차림 역시 상대방이야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든 간에 일단 자기 좋을대로 열심히 꾸몄다면 그 자체로 상대에 대한 배려나 예의를 다 함과 동시에 하나의 훌륭한 취미이자 자기 표현이 될테니까요.. 세세한 취향 부분은 남자 취향의 영역이므로 어느 정도 양보도 좀 해줬으면 하고 내 어떤 모습이든 사랑해 줘..라는 그런 느낌?

    이해하기 쉽게 금목걸이에 배바지를 일례로 들었지만 그걸 해병대 마크 가득한 전우회풍 밀리터리 룩으로, 혹은 과하다 싶을만큼 울룩불룩한 덩어리 몸뚱이에 헬스 중독 느낌이 물씬 나는 민소매 나시 쫄쫄이 스포츠 룩으로 바꿔도 이브노아님의 논리는 한결같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그걸 마뜩치 않아 하는 (남자/여자)사람은 상대방을 존중할 줄 모르는 편협한 사람인거고 나 좋을대로 열심히만 꾸민다면 그게 이미 상대에 대한 배려고 예의이며 노력이니까요.. 그게 남자건 여자건간에 말이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브노아님이 말씀하신 대로라면 말입니다..)

    * 아, 물론 무조건 생각없이 대충 입고 다니는 건 남녀를 떠나 상대방에게 무성의해 보일 수 있다는 대전제에는 저 역시 공감합니다. 더불어 나름 잘 보이려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 귀엽다고 받아 들여주실 여지가 있다는 이브노아님의 자상함에도 탄복할 따름입니다..
  • bullgorm 2014/04/27 21:27 #

    카핀 / 카핀님의 설명이 같은 남자라 그런지 확실히 이해가 쉽긴 합니다. 그런데 그 '남자를 꼬시는 효과'에 대해서는 많은 여성분들이 극구 상대에 대한 배려나 노력이라고 강조해서 표현들을 하시더라고요.. 물론 이 부분을 모른 척 하고 그런가보다 넘어가 주는 게 상대방을 존중할 줄 아는 대범한 남자로 보여질 여지는 많겠습니다만.. 제가 배가 불러서 그런건지 아니면 쪼잔해서인지 그게 같은 거라고는 딱히 와닿지가 않더라고요.. ^^;; (아마 쪼잔해서겠지요..)
  • 이브노아 2014/04/27 22:06 #

    ...아니, 애인 사이에도 '정말 아니다'라는 스타일은 서로 지적을 하기도 합니다.ㅋㅋㅋㅋㅋ 노란 단무지 레깅스라든가, 거지 패션이라든가... 확 살쪄 보이는 옷이나... 엉엉.ㅠㅠ ....그리고 여자도 정말 옷 못 입으려면 끔찍하게 입을 수 있는데, 그런 거 지적하는 건 완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_; 옷이란 건 T.P.O나 시대 분위기 등에 어느정도 맞아야죠;;

    아마 적당히 T.P.O에 맞고, 서로 어느정도 타협할 수 있는 레벨이라면, 적당히 맞추고 적당히 본연의 모습을 인정하고-의 작업을 하면 되겠죠. 그리고 제가 말한 취향 부분은, 조언과 참견의 차이를 말하려던ㅋㅋ 거랍니다!

    상대를 위한 노력... 음, 자기만족적인 면도 있지만 나름 노력을 하기도 하는데...ㅋㅋ 걍 제가 남자 귀엽게 보는 얘기 한 것처럼, 귀엽게 봐주세요 ㅋㅋㅋㅋㅋ
  • bullgorm 2014/04/27 22:15 #

    사실 이브노아님 정도의 배려심이라면 저같은 찌질이의 눈에도 꽤나 아름답게 보이긴 합디다.. 진짜로.. ㅎㅎㅎㅎㅎㅎ
  • 이브노아 2014/04/28 00:24 #

    착한 여자분들 많아요~
    적어도 길거리에서 여자는 풀 정장에 풀 메이크업 하고, 목 늘어난 티나 추리닝 입은 남자랑 데이트하는 경우를 많이 봐서(.....) 반대 상황인 여자는 아마 거의 본 적이 없거든요.ㅋㅋ 아마 남자 복장에 대한 기대치가 '실제로는' 평균적으로 낮은 거 같습니다...ㅋㅋ
  • 카핀 2014/04/28 00:54 #

    먼 옛날 반바지 입고 데이트 나갔다가 넌 나랑 데이트 할 때 섹스 생각만 해서 벗기 쉬운 것만 입고 나오냐 하고 혼쭐난 이후로 거의 항상 폴로티 /셔츠+긴바지 + 구두를 유지하고 있습죠...
  • 이브노아 2014/04/28 01:03 #

    악ㅋㅋㅋㅋㅋㅋ 촌철살인이네요. (입고) 벗기 쉬운 거ㅋㅋㅋㅋㅋㅋ
  • 카핀 2014/04/28 01:15 #

    아 말 한 마디로 남자의 패션이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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